中경기 '스네이크형 미니 더블 딥'
'틴버겐 정리' 따른 경제운영 채택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최근 위안화 투매…'중국발 금융위기 전조'인가?

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위안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6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중국에서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통화 가치가 그 나라 경제 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최근 위안화 투매현상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작년 중국의 성장률은 8% 밑으로 떨어졌다. 분기별 성장률도 ‘스네이크형 미니 더블 딥(작년 1분기 7.7%→2분기 7.5%→3분기 7.8%→4분기 7.7%)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양회에서 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성장경로 이행 과정에서 후유증도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중국처럼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를 보면 초기 단계에는 단순히 투입되는 생산요소만 늘리는 ‘외연적 성장경로(extensive growth path)’를 거친다. 이 경로가 한계에 부딪히면 이후에는 생산요소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내연적 성장경로(intensive growth path)’로 이행된다.

대부분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최근 위안화 투매…'중국발 금융위기 전조'인가?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 경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임금 등 각종 혼잡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앙등, 부동산 거품, 부정부패 등과 같은 성장통을 겪는다. 중국도 이런 후유증을 걷어낼 목적으로 2004년 하반기부터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해 왔다. 특히 2010년을 전후로 1단계에서는 물가, 2단계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잡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단계별로 대내외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실패했다. 1단계에서 의욕적으로 단행했던 금리인상과 2단계에서 추진했던 통화긴축이 증시와 부동산 호황으로 국내 여신을 잡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금리를 대폭 내리자 중국과의 금리 차를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됐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운용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국 경기마저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 봉착했다. 중국 경기가 경착륙에 빠진다면 나선형 악순환 국면에 ‘경기침체’라는 한 고리가 더 추가된다. 이런 상황이 우려되면 중국 내 유입됐던 핫머니 자금이 급속히 이탈돼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다.

중요한 것은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을 계기로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중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인가이다. 이를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지표를 통해 알아본다. 이 지표는 특정국의 위기 가능성을 단기 채무이행능력을 보는 통화방어능력, 중장기 위기방어능력에 해당하는 해외자금 조달능력과 국내저축능력, 자본유출 가능성을 보는 자본유입의 건전도, 그리고 경제의 거품 여부를 알 수 있는 자산 인플레 정도 등 다섯 가지 기준으로 판단한다.

작년 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8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단기적인 통화방어능력은 충분하다. 비록 2009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위기방어능력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위기가 발생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까. 특정국의 위기는 ‘외화유동성 위기→금융시스템 위기→실물경기 침체’의 수순을 거친다. 과거 경험을 보면 개발도상국은 외화유동성 위기단계부터, 선진국은 금융시스템 위기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이 관례다. 외화가 풍족한 중국은 다른 개도국과 달리 미국형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의문점이 남는다. 미국 위기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로 악화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특정국의 위기가 ‘확산형’으로 악화될 것인가 아니면 ‘축소형’으로 수렴될 것인가는 두 가지 요인에 결정된다. 레버리지 비율(증거금 대비 총투자금액)이 얼마나 높으냐와, 투자분포도가 얼마나 넓으냐 하는 글로벌화 정도다.

두 지표가 높고 넓을수록 위기 확산형으로 악화되고, 디레버리지 대상국에서는 위기 발생국보다 더 큰 ‘나비 효과’가 발생한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악화된 것은 위기 주범이었던 미국 금융사들의 이 두 가지 지표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양회를 통해 중국 정부는 다각적인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거품 방지는 통화정책, 경기부양은 재정정책, 핫머니 유입 방지는 영구적 불태환 정책(PSI) 등의 정책목표와 수단을 같이 가져가는 ‘틴버겐 정리(tinbergen’s theorem)’에 따른 경제운영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도 하루 환율 변동폭 확대(1%→2%)를 앞두고 위안화 평가절상 기대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발 금융위기 우려는 전형적인 ‘인포 데믹(infodemic=information+epidemic)’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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