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 제한적…신흥·에너지·곡물 시장에는 또다른 부담

우크라이나 사태는 신흥시장에 대한 추가 부담이지만 미국 증시에는 큰 위협이 아니라고 마켓워치가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같이 지적하면서 금값 상승도 제한적이었음을 강조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가 에너지와 곡물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코네티컷주 그리니치 소재 인터액티브 브로커스의 앤드루 윌킨슨 수석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유사시 "시장은 일단 팔고 그다음에 '왜 그랬지?'라고 묻는 성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윌킨슨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부 정치적 위기" 요소를 보이기 때문에 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주는 상황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우크라이나 구제 움직임 등은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빌 위터렐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러시아와 서방이 심각하게 충돌하면 전 세계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켓워치는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시 러시아 경제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크렘린이 자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크림 반도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달러에 대한 루블화 가치가 5년여 사이 바닥으로 주저앉은 점을 상기시켰다.

금값도 지난 27일 온스당 1천331달러로 0.2% 상승하는 데 그친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는 신흥시장에 또 다른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터키와 인도 등이 불안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까지 흔들리는 것이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씨티의 윌렘 뷰이터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올해 세계 성장 전망치를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신흥시장 전망도 또다시 낮췄다고 밝혔다.

에너지와 곡물시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점도 경고됐다.

시카고 소재 프라이스 피쳐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미 두 차례 가스 공급으로 마찰을 빚었음을 상기시켰다.

특히 2009년에는 그 여파로 서유럽에 대한 러시아 가스 공급이 차단되는 소동도 빚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 가스는 크렘린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쥔 "에이스 카드"라면서 유럽 가스 소비의 31%가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유럽이 수입하는 원유와 석탄의 27%와 24%, 그리고 우라늄의 30%도 러시아산임을 덧붙였다.

마켓워치는 곡물시장에 대한 영향도 경고했다.

즉,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3분의 1 이상 증가한 3천180만 톤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물량이 될 것으로 앞서 예측됐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항구들을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선적까지 봉쇄될 수 있음을 마켓워치는 경고했다.

또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분리된다면 이 나라의 농업 개혁도 물 건너가 세계 곡물 수급에 또 다른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됐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