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액 밀려 불가피"…친서방 우크라 새정권 압박 차원 지적도

러시아가 정치·경제 혼란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가 할인 혜택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쿠르리야노프 가스프롬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물어야 할 가스대금 체불액이 15억 4천만 달러가 넘는다"면서 "이런 채무 수준에선 가스 공급가 할인 혜택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공급분뿐 아니라 현재 공급되고 있는 가스 대금도 제대로 지불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쿠르리야노프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1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하고 그 가운데 1차분 30억 달러를 전달한 것도 가스대금 채무를 변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할인된 가스공급가 혜택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면서 "가스공급가 할인 합의는 가스대금을 적기에 제대로 지불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천연가스에 대해 1천㎥당 평균 400달러의 대금을 지불했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측의 끈질긴 요구로 지난해 말 양국 간에 가스공급가 할인 합의가 이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공급가를 30% 이상 인하(1천㎥당 400달러에서 268달러로 인하)하고 우크라이나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1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연합(EU)과의 통합 과정을 보류한 우크라이나를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로 끌어들이기 위한 선심 공세의 하나였다.

당시 우크라이나 가스수입회사 '나프토가스'와 '가스프롬'은 향후 매 분기 별로 추가 계약을 체결해 할인 규모를 정하기로 합의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추가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할인 혜택은 소멸한다는 부가조건이 붙은 합의였다.

따라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측의 가스대금 체불을 이유로 추가 조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할인 혜택은 사라지게 된다.

전체 가스수입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우크라이나로선 경제 위기를 부추기는 또 하나의 악재를 떠안는 셈이다.

일부에선 러시아가 새로 들어선 친서방 성향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가스 공급가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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