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군·경에 비상 사태 발령

수십명의 친(親)러시아 무장 세력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의 정부 청사와 의회를 점거하고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군·경에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탈환 대책을 고민한는 등 크림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 총리인 아나톨리 모히요프는 최대 50명 정도의 무장괴한이 이날 새벽 자치공화국 수도인 심페로폴의 청사와 의회로 진입해 공무원들의 출입을 막았다고 밝혔다.

목격자에 따르면 검은 옷에 오렌지색 리본을 단 괴한들은 의회 건물 밖에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으며 '크림은 러시아'라는 현수막도 세웠다.

이들은 유리문을 깨고 건물에 진입했으며 아직 어떤 요구사항도 밝히지 않았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대행은 내무군과 전체 경찰병력에 비상을 발령했으며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저지선을 설치했음을 밝혔다.

그는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이 취해졌다"며 "도시 한복판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모히요프 크림자치공화국 총리도 지방 정부 당국이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림 자치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출근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앞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실각한 이후 친러 세력이 강한크림반도에서는 분리주의가 발호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권한 대행인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의회 의장은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에게 해군기지를 떠나지 말라고 요청했다.

(심페로폴<우크라이나> AP·AFP=연합뉴스)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