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상자 많아…발가락 절단도

이집트 버스 폭탄테러로 인한 부상자들의 신체와 옷가지에서 쇠구슬이 다수 발견돼 테러범이 대량 살상을 노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테러 피해자들이 입원 치료중인 샤름 엘셰이크 국제병원의 의사 아들 하사닌은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치료 중인 한국인 피해자들의 부상은 다리 쪽에 집중됐다"면서 "작은 크기의 쇠구슬 파편이 부상을 더 키웠다"고 밝혔다.

이 쇠구슬은 지름이 0.6cm 길이로 원형에 가까운 모양이다.

하사닌 의사는 이어 "이 쇠구슬이 피해자 옷가지, 발가락 사이에서 나왔고 다리에 박혀 있기도 했다"며 "이 파편으로 출혈이 오랫동안 지속한 환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 신도 주모(47·여)씨도 "부상자들의 옷가지와 다리에서 동그란 쇠구슬 모양의 파편이 발견됐다"며 "파편이 매우 깊숙이 박혀 거즈를 댄 상태에서도 피가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테러 피해를 당한 김동환 목사는 발가락을 절단한 채 양 다리에 깁스를 한 상태다.

일부 환자는 아직도 쇠구슬 파편을 제거하지 못했다고 주씨는 전했다.

전날 샤름 엘셰이크 병원을 직접 방문한 경찰은 구슬 모양 파편의 재질을 쇠로 잠정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분석을 위해 성분 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 사건 진행 상황을 잘 아는 한 정부 소식통은 "테러범이 폭탄 속에 쇠구슬을 넣는 것은 대량 살상을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테러범이 대량 살상용 대인지뢰인 크레모아를 터뜨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샤름 엘셰이크 병원에서 치료 중인 진천교회 신도 등 15명을 빨리 귀국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집트 당국의 협조를 얻어 특별기 편으로 19일 오전(현지시간) 카이로로 이송한다는 계획이다.

(샤름 엘셰이크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