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천명 몰려…환경 훼손·기지 연구활동 차질 우려
5000만원짜리 여행…유커, 남극에 꽂혔다

남극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최근 급증하면서 과학자들의 연구활동에 지장을 주고 환경 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기간 100여명의 유커가 남극 킹조지섬에 있는 중국 과학연구기지인 창청기지를 방문해 관광을 즐겼다. 그러나 때마침 고가의 과학장비를 운반 중이던 과학자들은 관광객으로 인해 업무에 큰 지장을 받았다.

창청기지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만 기지를 방문하는 유커가 1600여명이나 된다”며 “이들로부터 실험실이나 실험장비를 보호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남극을 찾는 유커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인 2011년 11월~2012년 3월 2300명의 중국인이 남극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사들이 내놓은 남극 관광상품은 보통 16일간의 여행기간에 비용이 10만~50만위안(1800만~9000만원)이나 한다. 최근에는 관광객이 늘면서 8800위안짜리 저가 상품까지 등장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남극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인 데다 환경보호 필요성도 높아 유커 관광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이빈 중국여행연구소 연구위원은 “남극은 대학 캠퍼스처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며 “관광객의 권리가 존중돼야 하지만 정부가 위험성이나 환경보호 등을 감안해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남극에 창청 중산 쿤룬 등 세 곳의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네 번째인 타이산기지 건설에 들어갔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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