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설 연휴를 앞두고 글로벌 증시는 급락 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초 중국의 1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경기 위축을 알리는 50 미만이자 6개월 만에 최저치인 49.6을 기록,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고개를 든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화 폭락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1.5%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이틀 연속 소폭 반등세를 나타냈다.

○1900선 내외에선 저가매수 필요

길상 류태형 "신흥국 위기 결론 나면 빠른 회복세 보일 것…1900선 이하에선 저가매수 기회 삼아야"
사실 페소화 가치는 오래 전부터 하락을 이어왔기 때문에 증시는 아르헨티나 부도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달 24일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폭락하면서 ‘부도 가능성’의 현실화에 대해 증시가 크게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가 앉아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받아들일지,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을 선언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시장은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시점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 1900포인트는 주가수익비율(PER)로는 9.01배, 주가순자산비율(PBR)로는 1.06배에 해당하는 지수다. 1900선 내외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상으로 이미 충분히 싸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한국 증시는 명목상 이머징마켓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최근 신흥국 위기에 휩쓸려 외국인 매물이 일정량 출회될 수는 있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는 재차 유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국 외환시장은 여타 신흥국 대비 안정적인데다 수출주를 중심으로 한 견고한 종목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점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일시적인 충격이 나타나면 1850선 전후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900선 이하에서의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과 기술적 흐름을 감안하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익IPSㆍ이라이콤 주목

코스닥시장도 500선 밑으로 일시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외국인의 수급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기술적 수급선인 510 밑에서는 저점 매수를 해야 할 것이다.

중기적 안목을 가진다면 대형주에서 선별적으로 SK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같은 종목을 타깃으로 매매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올 상반기는 여전히 대형주보다 중ㆍ소형주 중심의 매매전략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필자는 코스닥지수가 작년 12월20일 전후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한 적이 있다. 아울러 올해 1월 코스닥지수 고점이 525~53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돌이켜보면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필자의 코스닥 시장 전망은 거의 일치해 움직였다. 필자는 이달 증시를 ‘올 상반기 수익률 게임을 결정짓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시기’로 규정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증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으로 요동칠 때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회를 노리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 준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달 타깃 종목으론 실적 대비 지나치게 하락한 정보기술(IT) 장비 및 부품주들을 꼽을 수 있다. 반도체 장비주에서는 원익IPS, 피에스케이를 유망하게 보고 있다. 올해 IT 트렌드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되는 태블릿PC 수혜주인 이라이콤 같은 종목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 길상 류태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