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다보스 금융인 사적 회동서 압박"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다보스 포럼의 금융계 인사 비공개 회동에서 보수 인상을 자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카니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다보스에서 UBS, 스탠타드차타드 및 HSBC의 최고경영자(CEO) 등과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앞서 금융계의 보너스 상한 설정에 반대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카니는 지난 15일 일단의 영국 의원들과 만났을 때 유럽연합(EU)의 금융계 보너스 상한 설정이 보수 통제의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는 영국 의회 방침에 동감한다고 밝혔음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EU는 지난해 은행 보너스가 봉급의 2배가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정에 합의했다.

블룸버그는 카니가 다보스에서 이들 금융계 인사와 만났을 때 규제의 초점이 '돈이 아닌 행동'에 맞춰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주요 20국(G20) 산하 금융 감독 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도 겸한 카니는 지난 24일 다보스 포럼 회동에서도 '은행이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카니는 연설에서 "오직 모범적인 행동만이 세계 금융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적 허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은행이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벌금이 비즈니스 비용으로 간주하는 한 결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카니의 금융계 CEO 비공개 접촉은 미국 최대 은행인 JP 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CEO의 보수가 대폭 인상된 것으로 나타난 것과 때를 같이 한다.

JP 모건이 지난 24일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다이먼의 지난해 보수는 2천만 달러(215억 9천만 원)로, 2012년보다 74% 인상됐다.

내용은 기본급 150만 달러에, 주식 지급분 1천850만 달러로 구성됐다.

그러나 2011년의 기록인 2천310만 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이먼의 보수 인상은 JP 모건의 지난해 수익이 파생상품 부실 거래 등에 대한 막대한 벌금 때문에 1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JP 모건은 다이먼의 2012년 보수는 그해 초 발생한 '런던 고래' 사건으로 회사가 엄청난 손실을 입은 데 대한 책임을 물어 1천150만 달러로 50% 이상 삭감했다.

외신은 다이먼의 보수가 다시 대폭 인상된 데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