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나통신 "찬성률 90% 이상"…정부 "투표율 55%, 찬성률 95% 예상"
첫날 전역에서 최소 11명 사망·250여명 체포
최고 실세 엘시시 국방장관 대선 출마 '유력'

이집트 새 헌법 초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시행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15일(현지시간) 군인과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마감됐다.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16일 찬성률 90% 이상으로 새 헌법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내무부 홍보 담당관인 압델 파타 오스만 소장도 15일 위성채널 알하야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투표율은 55%를 넘을 것 같다.

또 새 헌법 찬성률은 95%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르시 축출 사태 이후 민주화 이행 과정에서 첫 이정표 역할을 할 이번 투표에서 새 헌법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측돼왔고, 실제 찬성률은 새 헌법 지지자들이 예상한 70%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집트 국영TV는 투표 마지막날인 15일 카이로 등 주요 도시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장면을 내보냈다.

카이로 북부 헬리오폴리에스에는 군부 지지 유권자들이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 사진을 들고 나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친 군부 성향의 다수 언론은 "높은 투표율이 무함마드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에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날 전국 곳곳에서 유혈 충돌이 벌어진 탓에 각 투표소 주변마다 무장한 군인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당일 기자지역의 법원 청사 앞에서는 사제 폭발물이 터지기도 했다.

투표 첫날에는 지난 7월 군부에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진압 경찰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카이로 외곽 기자와 소하그, 베니수에프 등에서 최소 1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무르시 지지자 일부는 도로를 막고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히 대항하기도 했다.

베니수에프 등 지방 곳곳에서는 이날도 군부 반대 시위가 열렸다.

경찰은 투표 첫날 무르시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 회원을 포함해 약 25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새 헌법이 높은 지지율로 통과되면서 이집트 현 최고 실세인 엘시시 국방장관의 올해 대선 출마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가 엘시시의 대중 인기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새 헌법 초안을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지속 중이다.

헌법 초안은 군부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이슬람 색채를 약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민단체, 이슬람 세력의 강한 반발을 샀다.

특히 새 헌법에는 군사시설이나 군인을 향해 폭력행위를 행사한 경우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시위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군 예산에 대한 민간의 감시도 사실상 받지 않게 된다.

또 특정 종교에 기반을 둔 정당은 결성할 수 없으며 이집트 최고 이슬람 기관인 알아즈하르의 역할도 헌법에서 사라졌다.

새 헌법이 통과되면 이집트 과도정부는 올해 중순 이전에 총선과 대선을 각각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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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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