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무역상들이 대거 귀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을 맞아 ‘총화’(사업을 평가하고 내년도 계획을 세우는 것)를 위해 귀국하는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관련된 해외 인력이 정리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일 중국 내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 거래 및 투자 유치를 위해 랴오닝성 선양 단둥 등지에 파견한 무역상들을 최근 소환했다. 중국에 있는 북한의 해외 인력들은 보통 12월 초순부터 다음해 1월 하순까지 귀국해 사업 보고와 함께 다음해 사업 할당량 등을 받아온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성택 처형과 시기적으로 맞물려있는데다 그가 광물 수출과 광산 및 토지 매각 등 중국과의 경협에 광범위하게 관여한 점에 비추어 관련 세력들이 정리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북·중 접경지역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이번 사태의 후속 조치로 일정 기간을 두고 중국에 파견된 공관 간부·직원과 상사 주재원 모두를 차례로 귀국시킬 계획”이라며 “표면상 이유는 정치 학습과 당국의 방침을 교육하는 것이지만 장성택과 연루된 것으로 분류된 이들은 다시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고 숙청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2년 전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에도 재외 공관원과 상사 주재원들을 차례로 불러들여 절대 충성을 다짐받는 정치 학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