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는 개인정보 유통 관련 산업과 문화산업이 내년에 새롭게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 유럽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마음껏 판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사생활 보호원칙 갱신으로 소비자들이 정보이동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정보이동권이란 특정 기업에 의해 수집된 자신의 정보를 다른 기업에 돈을 받고 이전할 권리를 말한다. 핸드셰이크 등 여러 기업이 이미 해당 산업에 진출해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 뒤 재판매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는 2020년 유럽의 개인정보 시장 규모가 1조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콘텐츠 유통산업은 온라인 기술 발전으로 날개를 달 전망이다. 온라인 동영상은 기존 TV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고속 광대역 주파수 등 기술 발전 덕분에 인터넷으로 동영상 파일을 볼 때 더이상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 TV 구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니·인텔 등은 TV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송출하는 오버더톱 서비스를 할 예정이고, 이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고품질 예능 프로그램에 투자해 동영상 콘텐츠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음원시장에도 온라인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등으로 2014년 음원 스트리밍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불법 공유로 수익에 큰 타격을 받았던 음악산업이 반전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무역 자유화 바람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확대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고 한국, 일본 등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인도네시아 발리 각료회의에서 사상 첫 무역협정을 타결하며 전 세계 무역 촉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도 긍정적이다.

마약 산업은 일부 양지로 나올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의료용 마약 재배와 유통이 합법화되면서 기업들의 진입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고 점쳤다. 2014년 미국 일리노이주가 의료용 마약을 허용하고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는 의료용이 아닌 대마초도 합법화한다. 뉴질랜드에서도 면허 사업자에 한해 마약 제조와 판매를 허용하는 법안이 이미 통과돼 내년 말쯤에는 합법적으로 마약을 살 수 있게 된다. 이코노미스트는 “마약 양성화로 기업들의 수익 창출 기회는 많아지는 반면, 범죄자들 입지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