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임시 CCTV 설치…톈안먼서 전단 살포 목격

"이 길은 지나갈 수 없습니다.옆으로 돌아가십시오."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비공개 회의장소로 알려진 징시호텔(京西賓館) 인근을 지나던 기자는 길을 가로막고선 공안의 제지를 받았다.

징시호텔은 베이징 중심도로인 창안(長安)가를 기준으로 남쪽변에 있고 기자가 걸어가던 길은 창안가 북쪽 변 보도였다.

사실상 징시호텔 전면을 조망할 수 있는 창안가로의 접근을 당국이 완전히 차단한 셈이다.

이날 징시호텔 주변 경비체제는 '절정'을 이뤘다.

호텔 주변에 있는 인도에는 지상 2.5m 정도의 높이에 임시 CCTV가 설치됐다.

호텔 정문 쪽으로 접근하려면 이 CCTV를 최소한 두 번은 지나쳐야 했다.

호텔 출입구 부근에는 민경(民警)과 무경(武警), 특경(特警) 차량 수십 대가 배치됐고, 눈에 띄는 공안인력만 100명 안팎이었다.

가방을 소지한 채 호텔 주변을 걸어가던 행인 여러 명이 이들로부터 불심검문을 받았다.

개막 첫날인 지난 9일과 비교하면 경비체제가 몇배는 증강된 것처럼 느껴졌다.

지난달 말 테러사건이 발생한 톈안먼 주변도 유달리 통제가 심했다.

공안당국은 테러사건 이후 톈안먼 광장에 접근하는 시민에 대해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했지만, 수일 전부터 검문검색은 톈안먼 주변 지하철역까지 확대됐다.

공안은 톈안먼과 톈안먼광장 주변에서 보도를 차단한 채 접근하는 시민들의 신분증과 가방을 세밀하게 검사했고 이 때문에 시민들은 곳곳에서 수십m씩 줄을 서 검문 차례를 기다려야했다.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각 지하철 역에는 공안뿐 아니라 '치안순찰'이라는 빨간 완장을 찬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배치됐다.

이들 중 일부는 전동차에까지 탑승해 경비활동을 벌였다.

중국당국은 이처럼 물샐틈없는 경비체제를 가동했지만, 이날 오전 11시10분께 톈안먼 앞 창안가에서는 수십 장의 유인물이 뿌려져있는 장면도 목격됐다.

주변에 배치된 공안요원들은 유인물이 뿌려진 뒤 즉각 교통흐름을 차단하고 재빠르게 유인물을 수거했다.

누가 어떤 목적에서 이 유인물을 뿌렸는지, 또 현장에서 유인물을 뿌린 사람이 연행됐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