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관리들 "화학무기, 몇몇 장소로 집결시키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 공약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큰 가운데 시리아가 실제로 화학무기 폐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최근 시리아 정부가 나라 곳곳에 퍼져 있던 화학무기들을 몇몇 장소로 집결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신속한 폐기를 원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협력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시리아 화학무기 해체·폐기 문제를 조사하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단의 방문 일정에 맞춰 화학무기들을 한데 모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OPCW 조사단의 현장 조사를 앞두고 일부를 빼돌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러시아가 몇 주 안에 시리아의 화학무기 생산력을 대부분 무력화할 수 있는 단계별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계획은 대형 망치 등을 동원해 시리아의 화학무기 생산장비를 물리적으로 파괴한 후 이동형 제독기로 화학물질을 중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러나 최종 폐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드 정권이 돌연 마음을 바꿔 조사단을 내쫓거나 거짓 정보를 제공한다면 계획은 언제든 틀어질 수 있으며, 미국 정부가 해체 작업이 시행될 '제3국' 정부와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 또한 큰 문제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화학무기 해체 장소로 지목된 나라가 어디인지는 비밀에 부친 상태다.

이런 가운데 AFP 통신은 노르웨이 정부가 화학무기 해체 작업과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았다고 노르웨이 현지 언론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 외교부는 구체적인 확인은 피하면서 "노르웨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 시리아 결의안 이행을 바라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