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특사와 국공회담…양안문제 담당 각료급 첫 회동도 이뤄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일 중국·대만 간 양안(兩岸) 문제와 관련, "경제협력 제도화를 강화하고 산업합작 추진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샤오완창(蕭萬長) 대만 전 부총통과 국공(國共)회담을 갖고 "양안 경제는 공통으로 중화민족 경제에 속하며 아시아·태평양 발전의 새로운 환경에서 쌍방이 합작을 강화하면 도전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샤오 전 부총통은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이번 APEC 회의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양안 관계 평화발전이라는 정확한 길을 견지하면서 '양안은 한가족'이라는 이념을 제창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함께 추진해 나가자"고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양안 간에 장기간 존재해온 정치적 불일치는 점차 해결될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후세대에 계속 물려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샤오 전 부총통은 양안 경제·무역협력 강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참가 지원,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처 조기 상호 설치 등을 중국 측에 희망했다.

중국과 대만은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과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이 양안 분단 이후 첫 회담을 가진 이후 정례적으로 국공회담을 개최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중국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장관)과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장즈쥔(張志軍) 주임도 참석했다.

두 사람은 회담 뒤 별도의 접촉을 갖고 향후 양안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 기구 간 정례 회담 개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안문제 담당 장관급 각료가 공식 직함을 서로 부르며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공식 직함을 사용한 것은 '치권'(治權)을 상호 인정한 것이라고 대만 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대만 자유시보 등은 왕 주임위원의 이번 회담 참가는 향후 마 총통과 시 주석의 양안 정치회담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이와 관련, 사실과 다른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