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 채권 파는 외국인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순투자가 두 달 연속 줄어 채권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투자액이 2조4490억원 순유출(마이너스 순투자)됐다고 6일 발표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지난 7월까지 6개월 연속 순유입됐으나, 8월 2조600억원 순유출에 이어 9월에도 순유출이 지속됐고 규모도 커졌다.

외국인 보유 채권은 지난 9월 총 2조5490억원어치 규모로 만기도래했으나 외국인 채권 순매수는 같은 시기 1004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1조6380억원이었던 외국인 채권 순매수가 한 달 새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2개월 연속 순유출을 가져왔다. 순투자(순유출입) 규모는 채권 순매수액에서 만기상환액을 빼서 구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외국인들이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채권에 재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 채권시장 엑소더스가 우려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채권 투자 규모가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770억원, 영국 5710억원, 프랑스 5170억원, 태국 2750억원, 룩셈부르크가 2550억원 순유출해 9월 채권 순유출을 주도했다. 원화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줄어들면서 미국과 룩셈부르크에서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템플턴이 투자를 줄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지난 9월 국내 상장 주식을 8조33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계 자금이 1조9980억원으로 3개월 연속 순매수했다. 이로써 주식과 채권을 합해 총 5조9000여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 순유입됐다.

장규호/하헌형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