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총선서 기민ㆍ기사당 초과의석 `싹쓸이'

22일(현지시간)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교민주당(CDU)ㆍ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이 과반 의석 확보를 넘보는 압승을 거뒀다.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제1 공영 ARD 방송사 조사에서 42.0%, 제2 공영 ZDF 방송사 조사에서는 42.5%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 2009년 득표율보다 8.9% 포인트(ARD 기준)나 증가한 것이다.

예상 득표율로 산출한 의석수는 297~302석(ZDF 출구조사 기준)으로 단독 과반 확보에 근접한 수준이다.

여기에 `초과의석수'라는 변수에서 선전하면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단독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

지역구 299석, 주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299석 등 총 598석의 하원(분데스탁) 의원을 뽑는 독일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제1투표로 지역구 의원을, 제2투표로 지지정당을 선택한다.

이때 특정 주에서 제2투표의 득표율에 따른 의석 수보다 많은 지역구 당선자를 낸 정당의 경우 '지역구 당선자 우선' 원칙에 따라 배정의석이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초과의석은 1994년 16석, 1998년 13석, 2002년 5석, 2005년 16석, 2009년 24석이 발생했다.

특히 초과의석수는 대체로 다수 득표 당에 돌아간다.

실제로 2009년 총선에서 발생한 24석의 초과의석수를 기민ㆍ기사당이 싹쓸이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7월 "직접 선거 원칙을 위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유권자들이 자신의 투표권 행사가 선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없다"면서 다수당에 몰아주는 초과의석수를 15석 이하로 줄이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초과의석 규정은 여전히 다수당에 유리한 만큼 기민ㆍ기사당의 과반 의석을 확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1957년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집권 당시 단독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