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휴대전화 사업을 인수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도박이 시장에서 차가운 반응을 얻으면서 MS 주가는 급락하고 노키아 주가는 폭등했다.

MS가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인수를 발표한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MS 주가는 31.88달러로 4.6% 급락했다.

반면 노키아의 주가는 핀란드 헬싱키 증시에서 3.97유로로 34.0%나 폭등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가 투자자들의 의심이라는 벽에 부딪혔다"며 이러한 주가의 움직임은 이번 인수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투자자들과 시장 애널리스트들의 조건반사적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등에 밀려 연일 내리막길을 걷는 MS와 노키아가 합쳐서 새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지난 2001년 한때 2천억 유로(약 290조원)를 넘었지만 이번에 고작 72억 달러(약 7조9천억원)에 팔려서, 제값을 받고 팔았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노키아는 지난 2년간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의 쇠락 때문에 총 330억 유로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은 최근 손실을 많이 줄이긴 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도 7천500만 유로의 손실을 냈고, 올해와 최소 내년까지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노키아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 부문의 가치를 0이나 그 이하로 추산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반면 노키아에 남은 통신장비 사업은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데다가, 노키아는 매각 대금 72억 달러로 재정난을 해결하게 됐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주가를 통해 드러난 시장의 반응은 매우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인수 금액이 MS가 보유한 현금의 10% 이하, 석 달치 영업이익에 불과할 정도로 MS에겐 큰 돈이 아니라는 점은 MS 주주들에겐 최소한 하나의 위안거리라고 FT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