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발발 두달째…정부는 '코웃음'

이집트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주의 세력이 3일(현지시간) 전역에서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쿠데타가 발발한 지 꼭 두 달째인 이날 오후 무슬림형제단 등 무르시 지지자 수천 명은 카이로를 비롯해 나일 강 델타와 상 이집트, 수에즈 운하 등지에서 군부가 세운 과도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정부는 즉각 현장에 장갑차 등 무장병력을 배치했지만, 아직 별다른 유혈 충돌이나 사상자는 보고된 바 없다.

시위대는 "쿠데타는 테러리즘"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는 정부가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탄압을 '이슬람주의 테러리즘 척결'로 묘사하는 것을 빗댄 것이다.

카이로 대통령궁 인근에서는 무슬림형제단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단체 깃발을 흔들며 "혁명, 혁명, 혁명은 계속되리라", "군부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는 지난주 금요 예배 후 전국적 반군부 집회가 열린 데 이어 나흘만이다.

지난 30일에는 무르시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집트 군부는 꿈쩍 않는 모습이다.

군부에 의해 추대된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TV 인터뷰에서 무르시를 끌어내린 것은 국민의 의지이지 쿠데타가 아니라고 비호했고, 체포된 무슬림형제단원들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정부는 반드시 내년으로 예정된 선거 일정을 지킬 것이며 이달 중순께 국가 비상사태를 철회하고자 한다고도 덧붙였다.

만수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거쳐 내년 초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마친다는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세속주의 성향의 이집트 군부는 지난 7월 무르시를 끌어내린 이래 그 지지세력의 주축인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탄압을 가속화하고 있다.

두 달간 지도부 대다수를 구금했고, 최근에는 시위대 강제 해산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카이로 AFP=연합뉴스)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