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민은 충격…채권투자자는 희색

노키아가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전격 매각했지만 통신장비업체로 남아 여전히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이 같은 노키아의 변신은 휴대전화 제조업을 포기하고 통신장비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스웨덴의 에릭슨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새로운 노키아의 매출 중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노키아의 통신장비 부문인 노키아솔루션앤드네트워크(NSN)이다.

이 기업의 매출은 연간 180억 달러(약 19조8천억원)에 이른다.

블룸버그의 분석결과, NSN은 6월말 기준으로 총 직원 수가 5만명에 달하고 지난해말 기준으로 1인당 매출이 31만3천500달러(약 3억5천만원)로 에릭슨(30만5천달러), 알카텔-루슨트(25만7천달러)에 앞섰다.

노키아는 앞서 지난달 지멘스AG가 갖고 있던 NSN의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영국 런던 소재 투자회사 에코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니얼 라칼레는 "새로운 노키아는 그렇게 매력적이거나 극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실패를 안겨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키아의 주가는 MS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직후 34%나 급등했다.

노키아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한 끝에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MS에 매각하기로 합의하고 이 사업부문을 포기했다.

에릭슨도 10년 전 모바일 사업부문을 떼어내 소니와 합작회사를 세운 바 있다.

NSN의 미래가 평탄한 것만은 아니다.

매출 감소, 중국 화웨이, ZTE와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2만 명을 감원했으며 4세대(4G) 망 구축사업을 놓고도 에릭슨, 알카텔-루슨트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핀란드 에블리은행의 애널리스트 미코 에르바스티는 그러나 "4G망 기술이 아직 희소성이 있는 기술이어서 이윤이 많이 남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노키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티모 이하무오틸라도 "노키아는 휴대사업부문을 떼어내도 여전히 대기업"이라며 "개선된 이익구조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휼라은행의 애널리스트 한누 라우할라는 "NSN의 미래는 꽤 탄탄해 보인다.

4G망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로 이익을 내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은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에도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문 매각은 핀란드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핀란드 헬싱키에 거주하는 리이사 한눌라(26·예비교사)는 "노키아는 핀란드의 대표 브랜드라고 외국인에게 항상 자랑해왔는데 이젠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30년 전 처음 휴대전화를 출시한 이후 핀란드의 첫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했으며, 한때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성장했었던 만큼 핀란드 국민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하지만 노키아 채권투자자들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노키아 채권은 지난해 경쟁사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보유현금을 소진해 투자부적격 등급까지 추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이날 휴대전화 부문 매각 발표 이후 채권 값이 급등했다.

(뮌헨 블룸버그=연합뉴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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