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주의 진영 중심 개헌안 검토…무슬림형제단 배제 논란 여전

이집트 과도정부가 예전 정권의 이슬람주의 헌법에 대한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복권을 촉구하는 집회가 최근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권교체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이다.

지난 7월 무르시 축출을 이끈 군부와 과도정부는 내년 초 총선과 대선을 잇달아 치를 계획이다.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개헌 검토 위원회(이하 개헌위)의 위원 50명을 임명했다.

개헌위는 세속주의·자유주의 진영과 반(反)무르시파가 주도권을 쥐었다.

이번 개헌위 역시 과거 집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을 배제했다는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임시대통령 대변인은 무슬림형제단의 정당인 자유정의당과 그 외 5개 이슬람주의 정당에 위원 후보 추천을 의뢰했으나 이중 극우 성향의 알누르당 측만 요청에 응했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무슬림형제단에서 활동했던 인사인 카말 엘헬바위가 개헌위에 참여해 무슬림형제단의 권익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따라서 개헌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주의자는 이들 두 명이다.

이슬람교 학자 출신 위원은 중도 성향의 수니파 대표 3명에 그쳤다.

위원 중에 기독교도 출신 시민은 없었다.

개헌위는 8일부터 판사 10명이 마련한 개헌안 초안을 논의한다.

이 초안은 이슬람 국가 본질을 강조하는 규정을 없애고 이슬람 율법(샤리아)의 적용 문구도 폐지한 것이 특징이다.

알누르당은 이번 개헌 논의가 무르시 시절 때보다 투명성이 부족하다면서 이슬람주의 관련 규정의 복구를 촉구했다.

무르시 집권 시절 제정된 헌법은 세속주의자 등 야권 진영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고 이슬람주의를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헌법은 작년 12월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통과됐지만 지난 7월 군부가 무르시를 축출하면서 효력이 정지됐다.

한편 아프리카연합(AU)은 개헌위 구성과 관련해 무슬림형제단이 정권교체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1일 강조했다.

AU는 군부의 무르시 축출이 위헌적 정권교체라면서 이집트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한 상태다.

(카이로 AP·AFP=연합뉴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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