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이 흑인을 인종차별 혐의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는 사례가 나왔다.

28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말라위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톰 사인트피트 감독이 나이지리아의 스티븐 케시 감독의 인종차별 발언을 문제삼아 FIFA에 진정했다.

사인트피트 감독은 벨기에 출신의 백인으로 아프리카 축구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케시 감독은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흑인이다.

인종차별 논란은 말라위와 나이지리아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지역 예선의 경기 장소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사인트피트 감독이 나이지리아의 홈 경기장에 테러 위험이 있다며 장소 변경을 요구하자 케시 감독이 피부색을 거론하며 반박한 것이 발단이 됐다.

케시 감독은 "그 양반은 백인이라서 아프리카 사정을 모른다"며 "경기장 변경건을 FIFA와 상의하려거든 벨기에로 돌아가라"고 일갈했다.

사인트피트 감독은 이 발언이 인종차별 행위라며 말라위축구협회를 통해 FIFA에 제소했다.

그는 나미비아,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대표팀에서 활동한 지도자다.

현재 무보수로 말라위를 지휘하고 있다.

사인트피트 감독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인이 아프리카인의 특색과 관련해 입을 벙긋하면 큰 봉변을 당한다"며 "나는 인종차별의 주체가 누구이든지 모두 반대한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말라위는 월드컵 아프리카 2차 예선 F조에서 각각 승점 9, 7을 기록해 1, 2위를 달리고 있다.

조 1위에만 최종예선 출전권이 주어지는 까닭에 말라위와 나이지리아는 다음 달 7일 맞붙는 2차 예선 최종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