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잠정중단' 보도 부인…"군사원조 재검토 진행중"
"올해 5억8천만달러 군사지원 미집행…경제원조 계속"


미국 정부는 이집트 유혈 진압 사태와 관련해 아직 이집트 군부에 대한 원조중단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6억 달러에 가까운 군사부문의 원조가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집트에 대한 원조를 중단했다는 일부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원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원조는 중단되지 않았다"면서 "관련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집트 원조를 중단하거나 원조를 늦추는 방안에 대해 아무런 정책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관련 법률에 따라 원조 전반에 관한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프 부대변인은 "올해 책정된 이집트 원조예산 15억 달러 가운데 군사부문에서 5억8천500만 달러가 배정·집행되지 않은 상태"라며 "재검토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집트에 대한 경제 및 의료, 인도주의적 원조는 그와 관련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법률적 검토를 진행한 결과 경제원조는 비록 쿠데타가 일어난 상황이라도 허용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CNN 방송 등은 전날 패트릭 레히(민주·버몬트) 상원의원의 대변인인 데이비드 칼의 말을 인용, 오바마 행정부가 이집트에 대한 군사 지원을 사실상 잠정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이날 중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집트 원조 중단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백악관 외교안보팀의 핵심참모들과 존 케리 국무장관을 비롯한 내각 인사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이 회의에서 일부 경제·군사원조를 중단하는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아울러 이날 이집트 군경이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를 체포한 데 대해 "평화 시위보장 등 기본 인권존중 및 포용정치 약속을 스스로 어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이집트 군경이 수도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바디에(70) 의장을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바디에 의장은 군부세력에 의해 최근 밀려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을 이끌다 무르시가 축출되자 잠적했었다.

한편 국무부는 이날 벵가지 사태에 연루돼 장기휴가를 떠났던 국무부 관리 4명을 복직시킨 뒤 전보 배치했다고 발표했으나 언론 등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이승관 특파원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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