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진압 방관안돼" vs "영향력 유지해야"

이집트 군부의 시위대 유혈 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 이집트에 대한 지원 중단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혈 진압에 대한 경고와 제재 차원에서 군사부문을 중심으로 즉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최근 이집트를 방문한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이번 유혈 진압을 군부에 의한 '대량학살'로 규정한 뒤 군사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매케인 의원은 "우리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그 영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영향력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유혈 진압을 방관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사태를 좌시할 경우 그동안 지지해온 모든 것을 스스로 어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 국민이 미국산 탱크를 거리에서 본다면 미국은 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군사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같은당의 피터 킹(뉴욕)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 이집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과도정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고 이는 수에즈 운하 등 전략 자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리처드 블러멘털(민주ㆍ코네티컷) 상원의원도 "모든 지원을 중단해선 안된다"면서 "군부와 계속 공조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패트릭 레히(민주·버몬트)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집트에 대한 지원에 조건을 거는 초당적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州)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이집트 군부의 유혈 진압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다음달로 예정된 합동 군사훈련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를 취소한다고 밝혔으나 지원 중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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