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글 쓴 美 12살 소년, 백발이 돼서 편지 돌려받아

미국에서 1960년대 대서양에 띄운 '유리병 편지'가 반세기 만에 인근 육지에서 발견돼 애초 편지를 쓴 이에게 전달됐다고 NBC 등 현지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63년 뉴저지 주 해안가에서 가족과 여름휴가를 보내던 12살의 소년 데니스 콤사는 과학 실험을 위해 바다에 유리병을 던졌다.

이 유리병이 본래 던진 장소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유명 휴양촌의 한 주택가에서 약 50년 만에 발견된 것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가을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고 간 곳이기도 하다.

샌디가 지나간 뒤 약 1주일 후 누나의 집 주변을 청소하던 놀먼 스탠턴(53)은 허리케인의 잔해 더미에서 유리병 하나를 발견했다.

유리병에는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 아래 질문에 답변한 후 우편으로 보내주세요. 12살 데니스 콤사의 과학 실험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와 함께 집 주소가 적힌 편지 봉투와 5센트짜리 동전 한 닢이 담겨 있었다.

푸른색 잉크로 꾹꾹 눌러 쓴 이 손 편지는 유리병이 발견된 정확한 장소와 시점 등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삐뚤빼뚤 커다란 손 글씨에는 어린 소년의 동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스탠턴 남매는 지난 17일 콤사를 만나 직접 유리병을 전달했다.
어느덧 백발의 노신사가 된 콤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찾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허리케인 샌디 피해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발견된 유리병 편지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지난해 영국에서 한 어부가 발견한 97년 309일짜리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