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동북부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최근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인접국인 룩셈부르크와 독일이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주간지 르누벨옵세르바퇴르 등에 따르면 프랑스 원자력안전청(ASN)은 지난달 23∼24일 프랑스 모젤주의 카트농 원전에서 염산 10㎥ 이상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원자로 냉각 시스템에 사용된 염산은 파이프를 통해 냉각탑으로 보내진 뒤에 대기로 방출된다. 그러나 일부 파이프에 문제가 생겨 땅으로 흘러들어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전을 운영하는 프랑스전력(EDF)이 그 중 일부를 지하수에서 회수했으나 나머지는 그대로 땅에 스며들었다.

ASN과 EDF는 이번 사고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고장 0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민의 안전에 전혀 해가 없으며 방사능 유출 등과도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EDF 관계자는 "이번에 흘러나간 양은 연간 허용 유출량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외부 환경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전 인접국들은 지난달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이달 중순까지 아무런 통보나 해명이 없었을 뿐 아니라 안전 문제에 너무 허술했다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룩셈부르크의 한 일간지는 "매우 걱정스러운 문제"라면서 "어떻게 파이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염산이 발전소 밖으로 흘러나가느냐"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고 원전과 32㎞가량 떨어진 룩셈부르크에는 원전이 없다.

룩셈부르크는 "카트농 원전이 룩셈부르크의 주권과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1980년대 원전 건설 당시부터 반대해 왔다.

원전과 가까운 독일 자를란트주에서도 내달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카트농 원전 폐쇄를 주장했다.

독일 야당인 녹색당과 사회민주당은 독일 환경부 장관이 프랑스에 원전 폐쇄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집권당인 기독교민주당도 원전 폐쇄 요구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