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르시 지지 시위대 1천4명 체포

이집트 군부가 헬리콥터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에게 총기를 난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헬기에서 총을 쐈다는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군부가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위에 참여한 사드 무함마드는 17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 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군중이 헬리콥터에 타고 있는 저격수들이 난사한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무함마드는 "우리가 행진을 하고 있을 때 헬기에서 우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고, 폭탄이 아니라 총알이 날아왔다"며 "친구는 목에 총을 맞고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헬기에서 총을 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근에 있는 건물의) 창문에서 총을 쏘는 사람도 봤다"고 설명했다.

또 이집트 군·경이 시위대가 야전 병원이자 시신 보관소로 활용하고 있는 이슬람 사원을 포위한 뒤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알파스 사원에 있는 시위대 우마이마는 "군인과 경찰, 폭력배들이 총을 차고 건물 안으로 밀고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며 "이들은 사원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원 안에는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수백 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dpa 통신은 이집트 민영방송인 ONTV를 인용해 사원은 조용하고, 사원 밖에는 경찰 차량이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ONTV는 이어 "경찰이 시위대에게 지금 사원을 떠난다면 체포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일부 시위대는 이미 사원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집트 경찰은 이날 하루 동안 이집트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로 무슬림형제단 지지자 1천4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무슬림형제단과 동맹 세력은 다음 주 내내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모든 광장에서 시위를 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