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진압으로 시위대는 자취를 감췄지만 침묵 속에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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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은 이집트 군경이 전날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수백명이 사망한 이집트 유혈사태 현장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BBC는 사태 발생 이튿날인 이날 이집트 과도정부의 비상사태 선포로 카이로 도심과 나일강 교량을 오가는 차량이 급감한 가운데 곳곳에서 간간이 군경의 총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진압현장 주변 이슬람 사원에는 수백 구의 희생자 시신이 안치된 가운데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유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은 현장에 파견된 취재진을 인용해 카이로 라바 광장 시위대캠프 인근 사원에 200구 가까운 희생자 시신이 임시로 안치돼 있으며, 유족 수백명이 뒤엉켜 전쟁통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의 유족들은 병원과 경찰이 희생자의 사망원인과 관련한 증명서 발급을 꺼려 장례준비를 못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간지 가디언은 라바 광장의 희생자 다수는 신원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검게 탔으며 10대 청소년으로 보이는 사망자들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악취와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는 사원에서 시신을 확인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사원 밖에는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명단과 시신 안치장소 등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고 밝혔다.

또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비상사태 속에서도 시위 재개를 준비하고 있어서 또 다른 유혈충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집트 보건부는 이날 전날 군경과 시위대의 유혈 충돌로 전국적으로 525명(군경 사망자 43명 포함)이 숨지고 3천71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