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앤서니 위너(47) 민주당 예비후보가 또다시 실책을 범했다.

이번에는 '가벼운 입'이 화근이 됐다.

위너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밤 소셜미디어 사이트인 '버즈피드'(BuzzFeed)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부인 후마 아베딘(36)이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에서 무슨 역할을 맡을지를 알고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순간 이 대답은 '천기누설'로 받아들여졌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이 철저하게 연막작전을 펴고 있는 대선 출마를 공식 확인한 것처럼 비쳐졌다는 얘기다.

이에 사회자는 부인이 어떤 일을 맡을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실언을 눈치챈 위너는 그제야 "대답하지 않겠다"며 한발 뺐다.

두 사람의 대화는 여기서 일단락됐지만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위너 측의 바버라 모건 대변인은 위너의 발언이 '농담'이었다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위너의 말실수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 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필립 레인스 대변인은 위너의 발언과 관련해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전혀 모르겠다.

위너 측에 직접 물어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뉴욕포스트가 13일 전했다.번 사단은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2008년 대선 당시 클린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모 엘리스를 홍보 책임자로 기용한 직후에 벌어진 것이다.

2011년 외설 트윗 파문으로 연방 의원직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에는 '섹스팅'(sexting) 파문으로 뉴욕시장 출마 포기를 종용받는 위너는 부인 아베딘이 클린턴 전 장관의 참모였다는 점을 내세우며 당원들에게 읍소하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 부부는 그런 그를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며, 특히 위너 부부가 자신들과 비교되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1기 대변인을 역임했던 디 디 마이어스는 아예 공개적으로 "클린턴 부부가 위너의 사퇴를 바라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너도 클린턴 측과 그다지 좋은 관계가 아닌 점을 인정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몇달간 클린턴 부부와 직접 대화한 적이 없다고 실토했다.

위너는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로 아내를 아프게 한데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도 다시 상처를 덧나게 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섹스팅 상대인 시드네 레더스(23)와 최근 1년간 대화한 적이 있다며 "지난해 여름 이후 한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던 기존 발언을 사실상 번복했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