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커피] 유럽 귀족의 전유물…최초 커피숍은 1475년 터키서
커피의 역사는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티오피아에 살던 ‘칼디’라는 이름의 목동은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먹은 뒤 밤낮으로 펄펄 뛰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수도원 승려들에게 전했다. 알 수 없는 힘이 ‘악마에게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 승려는 열매를 불 속에 던졌지만 이내 그 안에서 퍼져나오는 구수한 향에 매료됐다. 커피가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승려들은 밤새 기도하기 위해 커피 열매를 달여 먹기 시작했다.

13세기 후반까지는 아랍인들만이 커피를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차처럼 끓여 마셨다. 대개 남자들이 커피를 끓였고, 여자들은 월경에 의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가끔씩 마셨다고 한다. 커피는 대도시인 카이로, 메카 등으로 퍼졌고 이후 오스만제국에도 전파됐다.

세계 최초의 커피숍은 1475년 콘스탄티노플(터키 이스탄불)에서 문을 연 ‘키바 한(Kiva Han)’이라는 기록이 있다.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원두커피는 15세기 후반에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 커피가 전파된 것은 17세기다. 유럽인들에게 커피는 사교를 위한 음료였다.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의 주요 도시로 퍼지며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커피 거래를 아랍 상인들이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럽에선 귀족들만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네덜란드 상인들이 인도 출신 무슬림 순례자 바바 부단이 아라비아 지역에서 밀반출한 커피 종자 일곱 개를 손에 넣게 된다. 인도에서 재배한 커피가 유럽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자연 환경은 커피를 재배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 커피를 경작해 모카와 자바 커피를 수확했다.

커피가 세계적으로 퍼진 것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장이 프랑스 왕 루이 14세에게 커피나무 한 그루를 선물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섬의 한 프랑스 해군장교가 이 나무를 옮겨 심으면서 서인도제도와 중남미에서 커피가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동양에 커피가 들어온 것 역시 1878년 일본에 묘목이 들어오면서부터였다. 일본에서는 그로부터 10년 뒤 도쿄에 첫 커피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