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군부의 최고 지휘부인 총사령부의 전직 수장과 퇴역 장성 등이 쿠데타 모의 사건 재판에서 무더기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스탄불 실리브리 지방법원은 5일 이른바 ‘에르게네콘’으로 불리는 반정부 조직을 통해 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정부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일케르 바시부 전 총사령관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2008년부터 수사가 시작된 에르게네콘 사건의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선고 대상인 275명 가운데 바시부 전 총사령관 외에 벨리 큐축, 하산 아타만 이을드름, 하산 으즈스, 누스레트 타시데렌 등 다수의 퇴역 장성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언론인인 툰자이 외즈칸과 케말 케린츠시즈 변호사, 도우 페린첵 노동당 당수 등도 종신형에 징역 16~30년형을 추가하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의원 3명에게 징역 12~34년,작가인 얄츤 큐츄크에게는 22년형의 판결이 났다.

법원은 전 터키 고등교육위원장인 케말 규류즈를 비롯해 역사학자, 전직 경찰서장, 전직 시장, 언론인 등에게도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들은 혐의를 부인했으며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슬람에 뿌리를 둔 정의개발당이 세속주의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구체적인 증거 없이 사건을 조작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