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꾸준히 개선'vs'여전히 사고 빈도 잦아' 주장 팽팽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에서 열차가 탈선해 80명이 숨지는 최악의 사고가 발생하자 유럽 철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철도는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주장과 여전히 사고 빈도가 잦고 인명피해도 크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철도청(ERA) 안전분과에서 일하는 크리스 카는 스페인이 열차 안전성 분야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나라라며 유럽 철도는 대륙 곳곳을 연결하는 안전한 교통수단 중 하나라고 AP통신에 25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또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의 철도 사고 발생 비율은 매년 약 6%씩 감소했으며 지난해 철도 사고율은 1990년에 비해 70%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철도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철도 안전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고 발생 빈도가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지난 5월 발간된 ERA의 자료를 보면 2011년 유럽 내 철도사고 건수는 총 2천342건이며 사망자는 1천183명, 부상자는 1천32명에 달한다.

이들은 또 각 국가가 철도 경영 효율화를 진행하면서 안전 수칙을 소홀히 한다며 기관사들에게 몰린 과중한 업무 부담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2011년 폴란드 남부에서 두 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해 8명이 사망했을 당시 폴란드 정부는 열차와 역사 개선 작업에만 힘쓰고 기관사 교육은 소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폴란드 철도 노조의 대표인 알렉산데르 모티카는 "때때로 경제성이 안정성보다 우위에 있다"며 "기관사는 열차 보수는 물론 표도 팔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러나 집계된 철도 사고 대다수가 건널목을 건너던 차 또는 사람과 열차가 충돌한 경우이고 탈선 또는 열차가 서로 충돌하는 '심각한 사고'는 적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1년 유럽 내 열차 간 충돌과 탈선 사고 건수는 각각 83건, 97건으로 전체 사고 건수의 7.7%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철도건널목 사고는 1천480건, 사람과 열차가 부딪친 경우는 528건에 달해 이들 두 유형의 사고가 전체의 85.7%를 차지했다.

ERA의 카는 "철도 건널목 사고와 자살로 추정되는 사고가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열차 간 충돌·탈선으로 발생한 사상자 수는 매우 적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sujin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