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증거 놓고 이견…정치권도 개입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감귤 주스의 관세 인하 문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농가와 주스업계는 한·미 FTA 발효 이후에도 한국 세관 당국이 미국산 냉동 농축 오렌지 주스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미국 업계는 한·미 FTA 발효로 종전까지 54%였던 이 품목의 관세가 없어져 경쟁국 브라질에 큰 비교우위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으나 1년 이상 지나도록 관세가 유지되자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는 한국 측이 미국 농무부가 보장하는 원산지 표시 외에 추가적인 원산지 증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측은 주장하고 있다.

빌 넬슨(민주·플로리다) 연방 상원의원도 지난달 6일 마이클 프로먼 신임 무역대표부(USTR)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대책을 촉구했다.

넬슨 의원은 "관세 인하는 플로리다 농가에 엄청난 이익"이라면서 "한국 측이 합의를 적절히 이행하지 않고 농무부의 원산지 증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런 기회는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USTR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미국산 냉동 오렌지 주스 수출은 한·미 FTA 발효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액이 3천만달러를 넘어서 전년에 비해 173%나 증가했고, 올들어서도 4월까지 2천600만달러에 달했다.

미국 업계는 관세 문제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이런 수출 호조세가 중단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문제는 한국으로 오렌지 주스 등을 수출하는 미국 일부 업체들이 브라질업체 소유라는 사실이다.

한국 세관은 수입되는 미국산 주스에 브라질산 주스가 혼합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오렌지 농가와 주스 업계는 농무부의 원산지 표시가 엄격한 기준에 의해 부여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 세관 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조속히 관세를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USTR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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