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교육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미셸 리(43·사진) 전 워싱턴 교육감이 미국 교육계와 정치권에서 ‘거물’로 떠올랐다.

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리 전 교육감이 2010년 설립한 교육개혁 단체 ‘스튜던츠퍼스트(StudentsFirst)’는 2011년 8월~2012년 7월까지 1년간 2850만달러를 모금해 360만달러를 정치활동에 사용했다. 이 매체는 “단체 설립 후 첫 9개월 동안 모은 760만달러와 비교하면 연간 기준으로 약 세 배나 늘어난 모금액”이라며 “교육개혁 정치활동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튜던츠퍼스트는 교사평가 및 성과급제, 정년개혁 등을 주장하는 로비단체로 현재 18개 주에 지부를 두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등 공교육개혁에 관심이 많은 주의 교육단체 등과 민주ㆍ공화 양당에 거액의 자금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선거에서 105명의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했고, 이들 가운데 80% 이상이 당선되면서 정치적 영향력도 키웠다.

2006년 워싱턴 교육감에 발탁된 그는 재임기간 중 교사평가제를 전격 도입해 교사 4000여명 가운데 3분의 1을 해고했다. 학부모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교원노조의 적이 됐다. 그를 발탁한 시장이 2010년 재선에 실패한 직후 그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 워싱턴의 일부 학교가 학업 성취도 시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학생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이 시험을 도입한 리 전 교육감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펴낸 자서전 ‘래디컬(급진적)’에서 “평준화가 교육을 망친다”는 한국(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