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열리는 북아일랜드 로크에른 골프리조트에서 철통 같은 보안작전이 펼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북아일랜드 남서부 에른호에 위치한 로크에른은 G8 정상회의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한치 허점도 허용하지 않는 군사요새로 탈바꿈했다.

갈등 극복 성과를 과시하려고 회의장을 북아일랜드로 잡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종교 갈등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불상사를 방지하려는 영국 정부의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7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각국 정상이 묵는 호텔 주변에는 철제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허가받지 않은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됐다.

인근 에니스킬렌 도심에서 8㎞ 이상 떨어진 회의장에 접근하는 주요 도로도 봉쇄돼 이중삼중의 보안망이 가동되고 있다.

회의장 주변의 항공기 운항이 금지되며 에른 호수를 운항하는 선박도 회의장 10㎞ 안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각국 취재진을 위한 프레스센터도 회의장에서 10㎞ 이상 떨어진 에니스킬렌 외곽에 마련됐다.

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지역 경비를 위해 북아일랜드에서만 4천400명의 경찰력이 동원됐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3천600명이 추가로 합류했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이에 더해 각국 정상을 경호하는 요원들이 별도로 활동한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회의 참석에 대비해 일주일 전부터 보안 요원을 파견해 경호에 필요한 준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벨파스트와 에니스킬렌 등 주요 도시에는 과격 시위 가능성에 대비한 진압 요원과 무장 차량이 배치된 상태다.

회의 기간에는 테러 위협 등을 감지하기 위한 무인 감시기 3대도 운용된다.

공항과 주요 도로의 보안 체계를 강화한 경찰 당국은 도로 폐쇄와 검문 등으로 차량 통행에 혼잡이 예상되므로 차량보다는 열차 편을 이용해 달라고 권고했다.

G8 반대운동 단체는 이에 대해 "G8 정상회의 보안을 이유로 곳곳에서 당국의 과잉진압 양상이 나타났다"며 "평화적인 시위조차 봉쇄하는 것은 문제"라고 항변했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