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테러범인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가 2011년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며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대해 애매하게 논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서 감청한 타메를란과 어머니 주베이다트 차르나예바 사이의 전화 내용을 러시아측이 지난주 미국에 전달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타메를란은 2011년 초 어머니와의 전화 도중 모호하게 지하드를 언급했다.

타메를란은 또 어머니에게 자신이 팔레스타인에 갈 수 있다는 말도 했지만, 현지어를 못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주베이다트는 감청된 다른 전화 통화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요주의 명단에 올랐던 러시아 캅카스 지역의 남성과도 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당국은 2011년 타메를란과 주베이다트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계됐을 가능성을 미국에 통보했지만, 이 통화 내용은 제공하지 않았다.

FBI는 러시아에 타메를란과 주베이다트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고, 2011년 6월 FBI는 이들 모자에 대한 조사를 종결했다.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테러 용의자 명단에 타메를란과 주베이다트를 등재하도록 요청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감청 내용을 일찍 전해줬으면 미국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 전에 타메를란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가 왜 2011년 감청 정보를 미국과 공유하지 않았는지는 불명확하다.

FBI는 논평을 거부했고 모스크바의 러시아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28일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체첸 출신의 미국 이민자인 타메를란은 동생 조하르(19)와 함께 지난 15일 보스턴 마라톤 경기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타메를란은 경찰과의 총격전 중 숨졌고 조하르는 생포 후 기소됐다.

미국 당국은 이들 형제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