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軍소식통 "구토와 질식, 발작, 졸도증세 보였다"

미국이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작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과 달리 실제로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는 진술이 나와 주목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영국 민영방송사 '채널 4' 보도를 인용,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 인근 알-밥 지역 입구에 설치된 검문소에 지난 19일 반군 측의 소형 사제 로켓포 공격이 있었고, 여기에 'CL 17'이라는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시리아 정부는 지난 19일 반군이 알레포를 향해 화학무기를 사용해 26명이 사망했다며 유엔에 조사를 요청했었다.

현재 알레포는 미국이 국제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알 카에다와 연결된 '지하드 그룹'인 잡하트 알-누스라 통제하에 있다.

염소가 주성분인 'CL 17'은 수영장의 청결제나 산업용으로 흔히 쓰이는 화학물질로, 국제 화학무기협정에는 2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사린이나 타분 등 맹독성 1등급 화학물질은 무기용으로만 사용되는 데 비해, 'CL 17' 등 2등급은 무기용과 산업·가정용으로 동시 사용이 가능한 물질이다.

화학무기가 실제 사용됐다는 이번 주장은 시리아 정부군 측 인사가 전한 내용이지만, 이 고위급 소식통은 신뢰할 만한 사람이며 굳이 익명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지역 주변 사람들은 구토와 졸도, 질식, 발작 등의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현지 지역 병원 관계자는 "시리아 정부군이 당시 부상한 사람들을 돕고, 현장에서 즉사한 사람들의 시신을 운구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무기전문가들은 초기 정보보고와 생존자들에 대한 비디오 모습을 정밀 분석한 결과 시리아 정부군이건 반군이건 1급 화학무기 공격 수준까지 위험한 상황으로 가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희생자들은 염소 같은 부식제 등 '비살상 화학물질'에 노출돼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이것이 국제협정에 명시된 화학무기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게 미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실제로 좀 더 진화된 화학물질이 사용됐다면 시리아 내전 확산에 불을 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이 공격이 서로 상대방의 소행이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