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퍼스트 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남편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첫 해외 순방길에 동행한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펑리위안이 시 주석의 러시아 등 4개국 순방 및 브릭스(BRICS) 정상회담 참석에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작년 11월 18차 당 대회를 통해 중국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등극한 이후 펑리위안이 남편과 함께 공개 석상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이 부인을 데리고 시 주석을 만났을 때 펑리위안이 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지만, 그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펑리위안은 남편인 시 주석보다 훨씬 유명한 '국민 가수' 출신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 민족 성악가인 펑리위안은 현역 소장으로 중국음악가협회 이사, 전국부녀연합회 집행위원, 중화전국청년연합회 부주석 등을 역임하는 등 중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인사였다.

따라서 중국 안팎에서는 펑리위안이 '그림자 내조형'이던 과거 중국의 퍼스트 레이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펑리위안은 시진핑이 총서기가 되고 나자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내조에 주력했다.

펑리위안은 또 지난 15년 동안 한국의 국회의원급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활동했으나 올해 새로 구성된 정협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덩샤오핑(鄧小平)의 부인 줘린(卓琳), 장쩌민(江澤民)의 부인 왕예핑(王冶坪), 후진타오(胡錦濤)의 부인 류융칭(劉永淸) 등 역대 최고 지도자들의 부인은 국민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중국 등 사회주의권에서는 최고 지도자들이 해외 순방 때 부인을 대동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펑리위안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에이즈 친선대사 등 직책을 아직 맡고 있는 등 과거 중국 지도자의 부인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퍼스트 레이디 상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