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소국…그리스와 연계 어려움·뱅크런 파장 주목

키프로스가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는 5번째 국가가 됐지만 '예금 과세'라는 이례적 조건으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마라톤회의 끝에 최근 키프로스에 대한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지만 대신 모든 예금계좌에 일회성 부담금을 물리기로 했다.

이에 예금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고, 당장 뱅크런(예금 대량인출)도 촉발됐다.

키프로스가 현재 처한 상황과 구제금융 배경 등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키프로스는 어떤 나라인가

▲ 지중해 동부에 자리한 총 면적 9천251㎢의 작은 섬나라로 터키 남부 지역과 인접해 있다.

수도는 니코시아.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2012년 기준)에 따르면 인구는 113만8천여명이고 그리스계 주민이 77%, 터키계 주민이 18%를 차지한다.

1974년 그리스계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이에 맞서 터키 정부가 터키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북부 지방을 점령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국제사회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계 남키프로스(키프로스 공화국)를 섬 내 유일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터키계 북키프로스는 터키로부터만 독립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 국제경제에서 위상은

▲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 가량으로 작은 편이다.

유로존 내에서는 몰타와 에스토니아 다음으로 경제규모가 작다.

유로존에는 지난 2008년 진입했다.

CIA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키프로스의 2012년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235억7천만 달러(26조3천억원)로 세계에서 125위다.

1인당 GDP는 2만6천900달러다.

국가 경제의 5분의 4가량을 관광업과 금융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재벌과 부호들에게 '조세 피난처' 역할을 하는 등 러시아와 관계가 돈독하다.

-- 위기의 발단은

▲ 2008년 이전까지만 해도 키프로스는 건실한 재정 운용과 높은 성장률 등으로 경제가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을 받았다.

2009년에 침체를 경험하기는 했지만 유로존 여타 국가보다는 타격이 덜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랬던 키프로스가 구제금융 사태에까지 내몰린 것은 무엇보다 유로존 위기의 진원지 그리스에 금융과 경제를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키프로스의 양대 은행은 그리스 국채의 주요 보유자로,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키프로스 GDP의 160%에 달하는 금액을 그리스 국채에 투자했다.

키프로스는 자국 은행권이 지난해 그리스 국채 상각으로 본 손실이 45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들이 유로존 위기 고통분담 과정의 '희생자'라는 것이다.

그리스에서 온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리조트와 호텔 등의 폐업도 잇따랐다.

키프로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에 GDP 대비 127%까지 치솟았고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당했다.

키프로스는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 논란이 된 '예금과세'는 무엇인가

▲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주말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신 이례적으로 모든 국내 예금 계좌에 일회성 부담금을 물리기로 했다.

10만 유로 이상 예금에 대해선 9.9%, 그 이하 예금에 대해선 6.75%를 뗀다.

AFP 통신은 "은행에 어떤 식으로든 돈을 맡겨놓은 사람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숨을 곳은 없다"고 전했다.

키프로스는 이를 통해 은행 자본 확충 등을 위한 자금으로 약 58억 유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자들은 은행 주식 등으로 보상을 받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은행들이 부실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경제잡지 포브스는 지적했다.

-- 키프로스 국내 반응은

▲ 키프로스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은행권에 대한 자금 수혈이 끊길 것이기 때문에 다른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경제 전체가 무너지고 유로존에서 이탈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서민 예금자들까지 유로존 위기의 '벌'을 떠안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키프로스 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은행 예금이 타깃이 된 것도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포브스는 "시민의 지갑에서 직접 돈을 꺼내 가기로 한 것은 키프로스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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