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타 수사관, 살인미수 혐의로 재소추돼…경찰, 피스토리우스 수사팀서 제외
보타 "피스토리우스 사건 수사와 연계됐다는 생각 든다" 음모론 제기

여자 친구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 보석 여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 주무 수사관이 살인미수 혐의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처지인 것으로 드러나 결국 수사팀에서 제외됐다.

EWN 등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이 사건 수사를 주도해 온 힐튼 보타 수사관이 지난 2011년 7명의 승객을 태운 미니버스에 총격을 가해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오는 5월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처지라고 보도했다.

보타 수사관은 지난 2011년 12월 2명의 동료와 공무용 승용차를 몰고 가면서 미니버스 택시에 총격을 가했으며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는 의혹도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시 문제의 경찰관 3명을 체포했으나 나중에 사건 소추가 기각됐다가 재기소 결정이 내려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런 소식은 피스토리우스가 여자 친구 리바 스틴캄프(29)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만큼 그에게 보석이 허락돼서는 안 된다는 검찰 주장의 신뢰도에 타격을 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보타 수사관이 살인미수 혐의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는 점과 그가 실시한 피스토리우스 사건 수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이런 소식은 결국 보타 수사관과 경찰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풀이됐다.

보타 수사관은 그렇잖아도 전날인 21일 피스토리우스 측 배리 루 변호인의 교차심문을 받으면서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다.

보타 수사관이 지난 14일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동부에 있는 피스토리우스 자택에 출동해 스틴캄프 사망 현장을 조사하면서 보호용 신발을 신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스틴캄프가 총탄을 맞은 화장실의 변기에 박힌 실탄을 피스토리우스측 변호인팀이 발견해 경찰에 넘긴 사실도 새롭게 공개됐다.

보타 수사관이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날 구속적부심 공판에도 영향을 미쳐 재판관인 데스먼드 나이르 판사가 해리 넬 검사에게 관련 내용을 물어보기도 했다고 뉴스통신 사파는 전했다.

피스토리우스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팀은 20일에야 이런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결국 이날 오후 보타를 피스토리우스 사건 수사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보타는 자신은 당시 살인 사건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미니버스가 자신 승용차를 밀어붙이는 바람에 총을 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자신은 음주 여부를 가리기 위한 혈액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미 기각된 사건에 왜 다시 기소결정이 내려졌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마도 피스토리우스 사건 조사에 대한 자신의 역할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뉴스포털 '뉴스24'와 뉴스전문 채널 eNCA는 전했다.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셈이다.

eNCA는 (이런 게) '그에 대한 일종의 압박인가'라고 묻는 트위터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백인인 보타 수사관이 경력 16년의 중견 수사관이라고 전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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