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불황에서 배운다 (2부) - 박근혜 정부의 과제 (4) 환율은 지켜라
국내 수출 기업들이 ‘원고(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여 있다. 중소기업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 상황은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감원이 지난 6일 2011년 재무제표가 등록된 수출 중소기업 722곳을 대상으로 원화 강세 영향을 살핀 결과,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수출 중소기업 비중이 10%포인트 늘어났다. 작년 말 1071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하락하는 것을 가정한 수치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원화 가치가 높아지고 매출이 줄어든다고 가정할 때 원래는 흑자였다가 적자로 돌아서는 기업이 722개 중 72개 이상 나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평균 5.5% 정도였던 수출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까지 떨어지면 3.2%로 2.3%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에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7배에서 1.5배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번 돈으로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는 얘기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섬유업종이 전체적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전자업종은 작년 영업이익률이 평균 3.4%였는데, 환율이 1000원에 이르면 이 비율이 -0.1%로 떨어진다. 자동차업종 이익률도 4.7%에서 1.9%로 악화한다.

대기업도 ‘환율 안전지대’에 있는 건 아니다. 전자산업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10~12월) 실적 발표에서 올해 원화 강세로 입는 환차손이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했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최대 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자동차 연간 영업이익 하락폭은 8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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