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스토리우스 총격 전 다투는 소리 들렸다"
변호인 "사고 현장, 피스토리우스 오인사격 주장과 일치"

여자 친구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의 구속적부심이 열린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은 '계획적 살해'와 '오인 사격'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과 변호인은 20일(현지시간) 구속적부심 이틀째 심리에서 지난 14일 피스토리우스 여자 친구인 리바 스틴캄프(29)가 숨진 현장을 조사한 힐튼 보타 수사관을 상대로 교차 질문을 벌이며 팽팽한 법정 다툼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스토리우스가 스틴캄프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그에게 보석이 허락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스토리우스는 스틴캄프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으며 강도로 오인해 총격을 가했을 뿐이라며 보석을 허락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스토리우스가 신청한 보석에 대한 허락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21일 심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고 뉴스통신 사파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 검찰의 '공격' = 해리 넬 검사는 피스토리우스가 총격을 가하기 전인 지난 14일 오전 2시부터 3시 사이에 피스토리우스 집에서 계속해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이 있다고 재판부에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넬 검사는 보타를 상대로 질문을 해 총성이 먼저 들리고 여자의 비명 소리가 났으며 이어 다시 총성이 울렸다고 한 주민이 진술했다는 증언을 들었다.

이에 앞서 피스토리우스는 전날인 19일 법정에서 서면진술서를 통해 지난 13일 밤 10시께 여자 친구인 리바 스틴캄프(29)와 함께 잠자리에 든 뒤 잠자던 중 깨어나 보니 화장실에서 소음이 들려 강도로 오인해 총격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타 수사관은 피스토리우스가 화장실 안에 든 사람이 스틴캄프인 줄을 알고 총을 발사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보타는 또 피스토리우스가 총격을 가한 후 구급차를 휴대전화기로 구급차를 불렀다고 주장했으나 문제의 전화기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스토리우스가 보석으로 풀려날 경우 외국으로 달아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의 보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타는 피스토리우스 집에서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38구경 리볼버 권총이 발견됐으며, 이에 따라 그에게 불법 총기 소지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입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피스토리우스 집에서 남성호르몬제인 테스토스테론 병들과 주사기를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 변호인 '방어'= 피스토리우스 측 배리 루 변호사는 피스토리우스가 스틴캄프를 불법 침입자로 오인해 화장실을 향해 총을 쐈다는 진술서 내용에 배치되는 현장 증거가 있는지 보타 수사관에 물었고 그로부터 '없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루 변호사는 또 피스토리우스 집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는 증언을 한 주민의 집이 프리토리우스로부터 600m나 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루 변호사는 그러면서 피스토리우스가 주장한 대로 실제로 사건 당일 밤 소리를 지른 것은 피스토리우스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민들은 당시 말다툼을 누가 했다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시 주민이 들었다는 총성이 실제 피스토리우스가 발사한 총탄보다 많다는 점도 보타 수사관에 대한 교차 질문을 통해 확보했다.

더욱이 보타 수사관이 이 사건 초기 피스토리우스 가족에게 보석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에 보타 수사관은 당시는 수사 초기단계였지만 나중에 현장 증거들에 대한 조사결과 생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루 변호인은 또 피스토리우스가 의족을 신고 나서 화장실 쪽으로 가 총을 쐈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언급을 보타 수사관으로부터 받아냈다.

피스토리우스는 의족을 신지 않은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침입자가 든 것으로 생각돼 총을 쐈다고 진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루 변호인은 또 피스토리우스 집에서 발견됐다는 38구경 리볼버 권총이 사실은 피스토리우스 아버지 헨케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피스토리우스 집에서 발견됐다는 테스토스테론은 약초로 만들어졌으며 당국이 금지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서 피스토리우스는 계속해 눈물을 흘렸다.

법원 밖에서는 여성 단체 회원들이 모여 피스토리우스의 보석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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