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프레스 "스틴캄프 잠옷 차림…전날 밤부터 머물러"
피스토리우스 아버지 "강도 오인 사격…추호의 의심도 없어"

여자친구 살해혐의를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의 자택에서 피 묻은 크리켓 방망이가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 '시티 프레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복수의 경찰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4일 오전 수도 프리토리아 동부의 피스토리우스 자택 침실에서 피가 잔뜩 묻은 크리켓 배트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특히 피스토리우스는 침실에서 먼저 여자친구인 리바 스틴캄프(30)에게 한 발의 총을 쏴 그녀의 골반을 맞췄으며 그녀가 침실에 딸린 욕실로 달아나 문을 잠그자 3발의 총탄을 더 발사한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틴캄프는 머리로 손을 감싼 것으로 추정되는 데 그녀가 머리와 팔, 손에 총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틴캄프의 머리가 "함몰"됐으며 이에 따라 크리켓 방망이에 묻은 혈흔 검사 결과를 경찰은 기다리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경찰은 스틴캄프가 자위 차원에서 크리켓 배트를 휘둘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스틴캄프는 잠옷 차림으로 발견됐으며 피스토리우스 침실 바닥에서 그녀의 아이패드와 여행용 가방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14일 전날인 13일 밤부터 스틴캄프가 피스토리우스 집에 머물렀으며 밤에 함께 침대에 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피스토리우스의 집에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정황은 피스토리우스가 스틴캄프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쐈다는 주장을 경찰이 믿지 못하게 하고 있다.

경찰은 피스토리우스를 체포한 지난 14일 인근 병원에서 그에 대한 의학적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채혈한 바 있다.

경찰은 피스토리우스가 나중에 스테로이드를 과다복용한 데 따른 극단적인 폭력 성향을 보이는 '로이드 레이지(roid rage)'에 따른 행위였다는 주장을 할 것에 대비해 혈액 검사에서 다른 이물질이 발견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전화를 받고 14일 오전 3시30분께 자택에 도착한 누이 에이미에게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는데 스틴캄프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피스토리우스는 14일 오전 3시20분께 스틴캄프에 총을 쐈으며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집으로 와달라고 요청했다.

피스토리우스의 아버지는 딸 에이미와 그의 집을 서둘러 방문했으며 당시 피스토리우스가 스틴캄프를 안아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고 스틴캄프의 머리와 팔은 이미 축 늘어진 상태였다.

당시 스틴캄프는 숨을 쉬고 있었으며 피스토리우스가 심폐 소생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나중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요원이 현장에 도착한 몇 분 후에 스틴캄프의 사망이 선언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누가 어디서 그런 내용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그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현지 뉴스통신 사파는 전했다.

검찰 대변인은 시티 프레스가 취재원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프리토리우스 아버지 헨케(59)는 그의 아들이 스틴캄프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쏜 것이라는 생각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고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헨케는 스포츠인은 좀 더 본능에 따르는 경향을 갖고 있다며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피스토리우스의 삼촌인 아널드는 피스토리우스가 현재 충격과 슬픔으로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사파는 덧붙였다.

피스토리우스 가족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 "가장 강력한 어조로" 피스토리우스가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14일 살해 혐의로 체포됐으며 오는 19일 구속적부심을 앞두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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