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한 시카고 총기 폭력 사태 해결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5일 시카고를 방문, 국정연설에서 발표될 중산층 부흥 정책과 총기 규제 강화 대책에 대한 지원을 재차 강조하고 총기 폭력 자제를 촉구할 예정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미국 전역의 무수한 가정에 비극을 불러오고 있는 총기 폭력에 대해 연설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측근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11일 공개한 시카고 시 총기 규제 강화 조례안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계획은 영부인 미셸 여사가 지난 9일 시카고 여고생 하디야 펜들턴(15)의 장례식에 참석한 직후 나왔다.

펜들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축하 퍼레이드를 펼친 지 불과 일주일만인 지난 달 29일 범죄 집단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오인 사격에 목숨을 잃었다.

사건 발생 현장은 오바마 대통령 사저에서 불과 1.5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펜들턴의 장례식에는 수백명의 조문객이 모여 총기 폭력의 무고한 희생자 펜들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이 가운데는 영부인 미셸 여사와 팻 퀸 일리노이 주지사, 이매뉴얼 시장,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 등도 포함됐다.

미셸 여사는 "두 딸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시카고 주민으로서 펜들턴의 가족과 친지들을 위로하고자 한다"며 장례에 참석했다.

하지만 총기 문제에 대한 공식 언급은 하지 않았다.

펜들턴의 아버지 내서니얼과 어머니 클리오패트라는 12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자리에 초대됐다.

시카고에서는 지난해 약 500명이 총기 폭력 사고로 사망했다.

펜들턴은 올 들어 시카고에서 발생한 42번째 총기 사건의 희생자다.

시카고 폭력 추방 운동가들은 펜들턴 사건 이후 "시카고 사회운동가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이 펜들턴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해 총기 폭력 자제를 호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카고 남부 사회운동단체 '흑인 청소년 프로젝트'(Black Youth Project)를 설립한 캐시 코헨은 인터넷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를 통해 약 4만5천 명의 서명을 모았고 백악관 청원 웹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도 1천여 명의 서명이 모였다.

세인트 사비나 성당의 마이클 플레거 신부는 시카고 총기 폭력 사태의 심각성, 오바마 대통령과 시카고의 인연 등을 고려한다면 오바마가 총기 폭력에 대한 연설을 하기에 시카고보다 더 나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력 반대 운동단체 '큐어 바이올런스 일리노이'(Cure Violence Illinois) 디렉터인 티오 하디먼은 "오바마 대통령의 시카고 방문은 매우 상징적인 제스추어"라면서 "지역 청소년들이 총기 폭력에 가담하지 않고 이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 방문에 앞서 13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14일에는 애틀랜타에서 주민들을 만나 2기 경제 정책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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