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시리아서 무장단체 헤즈볼라로 무기유출 차단
이스라엘, 공습으로 시리아·헤즈볼라에 경고 메시지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토 내 군시설 등을 전격 공습한 것은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첨단, 화학무기가 과격 무장단체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고 시리아와 무장단체 모두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영토에 있는 군 시설과 레바논으로 향하던 시리아 군용 차량 행렬을 폭격,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리아 군 당국은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영공을 침범해 과학 연구 센터를 직접 공격했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공습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공습 대상이 된 곳은 비(非) 재래식 무기 연구시설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토에 진입해 직접 폭격을 가한 것은 2007년 시리아 원자로를 공습한 지 5년여만이다.

이스라엘은 내전 중인 시리아의 미사일 등 첨단무기와 화학무기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차단키 위해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군 시설과 함께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격을 받은 군용 트럭에는 시리아가 헤즈볼라로 옮기려던 러시아제 SA-17 지대공 미사일이 실려져 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제 SA-17 지대공 미사일이 헤즈볼라 손에 넘어가면 레바논 지역에서 벌이는 자국의 항공 작전 능력이 훼손되고, 자국 영토가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이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시리아와 헤즈볼라 간에 무기 거래가 이뤄진다는 징후가 포착되면 이스라엘이 추가 공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 외교·국방위원회 전직 위원장인 차치 하네그비는 "서방국가들이 시리아를 통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이스라엘은 어쩔 수 없이 자체적인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혀 추가 공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공습이 시리아 당국과 헤즈볼라 양측에 보내는 이스라엘 측의 경고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의 분석가인 우지 라비는 "이번 공습으로 이스라엘은 무기를 주고받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시리아와 헤즈볼라에 보냈다"고 평가했다.

시리아 당국이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보복공격을 가할 선택권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위협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 히브리대의 모세 마오즈 교수는 "반군과 내전을 벌이는 시리아 정부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 정권 자체가 전복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리아는 보복 공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루트 A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