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안정되는 대로 해제할 것"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일부 도시에 선포한 비상사태를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을 방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상사태는 임시조치"라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시민혁명 2주년을 전후로 엿새째 시위가 이어지며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지중해 연안 도시인 포트사이드, 수에즈, 이스마일리아 등에 지난 27일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무르시 대통령은 과거 시온주의자들을 "흡결귀"라고 비난한 반(反) 유대인 발언에 관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미 밝혔듯이, 그런 발언은 언론이 전후관계를 생략하고 발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유대교와 유대인에 반감이 없다.

우리가 말한 것은 피를 흘리게 하고 무고한 시민을 다치게 하는 행동과 관행에 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메르켈 총리와 회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집트 경제를 지원해달라며 서방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에게 이집트 당국이 이집트 내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 고위 관계자를 비정부기구를 결성한 혐의로 체포한 것을 항의했다.

메르켈은 지난 1960년 양국이 체결한 문화조약을 적용해 아데나워 재단에 면책특권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을 예방하고 다음날 프랑스로 넘어갈 예정이었으나, 이집트 시위 사태 격화에 따라 다른 유럽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