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바이든, 2016년 대선에 도취된 느낌"

대권에 관심 없다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최근 들어 부쩍 대권을 겨냥한 행보를 보이는 조 바이든 부통령.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민주당의 차기 예비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들 두 저명인사에 대한 미국 국민의 판단은 과연 어떨까?
미 국민은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바이든 부통령보다는 클린턴 국무장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와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6~20일 전국의 성인 1천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장관에 대해 호감을 표시한 응답자가 전체의 67%로, 바이든 부통령(48%)을 훨씬 앞질렀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3.5% 포인트였다.

클린턴 장관과 바이든 부통령에 대해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각각 26%와 37%로 조사됐다.

특히 민주당원 가운데 91%는 클린턴 장관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으며, 무당파 응답자의 65%도 호감을 표시했다.

이에 비해 공화당원의 절반 이상(57%)은 `비호감'이라고 평가했다.

클린턴 장관의 호감도는 해당 조사가 시작된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지난 2008년에 비해서도 훨씬 높았다.

특히 이번 조사는 힐러리가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 공격사건에 관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고, 바이든은 2016년 대선 출마 의지를 점점 노골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청문회를 끝으로 사실상 장관직을 떠나는 클린턴 장관은 최근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69%의 업무 지지도를 기록했다.

한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바이든 부통령이 벌써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도취돼 있다(intoxicated)"고 보도했다.

그 근거로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재선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 20일 밤 핵심 민주당원 200여 명을 부통령실로 불러 지난해 11.6 대선 승리를 주제로 환담했는데, 회동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 바이든이 차기 대선에 점점 더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당일 회동에 참석했던 루 달레산드로(민주. 뉴햄프셔주) 상원의원은 "바이든 부통령이 자신의 미래 (거취)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은 22일 CNN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는 차기 대권 도전 여부와 관련,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힐러리 (클린턴)도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