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9명 처형당해"…전체 사망자 80명 전망도

알제리 천연가스 생산시설에서 나흘간 발생한 대규모 인질극으로 숨진 사망자가 애초 알려진 23명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 민영 방송 '엔나하르' 채널은 20일(현지시간) 인질 사태가 벌어진 동남부 인아메나스 천연가스 시설 내부에서 시신 25구가 발견됐다고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모하메드 사이드 알제리 공보장관도 이날 공영 '채널3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실종된 외국인의 행방을 찾고 있다며 사망한 인질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알제리 정부의 이번 발표는 알제리군 특수부대가 전날 인아메나스 가스전에서 최종 공격을 벌이면서 23명의 인질이 사망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 직후 나온 것이다.

희생자들의 국적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질 사태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8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자 알제리에서 대테러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알제리 가스생산 시설 인질사태에서 자국인 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알제리 정부가 종결을 선언한 이번 사태로 영국인 인질 3명이 사망했으며, 3명이 더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인명 피해 규모를 공개했다.

일본 정부도 이슬람 무장세력에 인질로 잡혀 있던 일본인 가운데 일부가 숨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스전의 한 목격자는 "일본인 9명이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가스전에서 일하는 일본 회사 닛키(日揮)의 일본인 주재원 10명과 이 회사 소속 외국인 근로자 7명은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

필리핀 정부는 알제리 무장단체의 인질극 당시 자국민 20여명이 잡혀있었다는 일부 증언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무장세력의 지도자 모크타르 벨모크타르는 이날 "알 카에다의 이름으로 인질극을 벌였다"고 밝히고 프랑스의 말리 공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모리타니 현지 매체 '사하라 미디어'가 보도했다.

그는 또 "말리 이슬람교도에 대한 프랑스군의 폭격이 중단되면 우리는 서방, 알제리 정부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벨모크타르의 언급만 전한 채 그의 얼굴이 나오는 화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제리 당국은 인아메나스 가스전에서 나흘간 이어진 인질 사태가 특수부대의 최종 진압작전으로 종료됐으며, 인질 23명과 인질범 3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무장세력 중에는 튀니지인 11명, 이집트인 7명, 말리인 5명, 알제리인 2명 등이 포함돼 있다고 알제리 보안 소식통은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