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권리만 제한" vs "총기 규제 법안 발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총기 규제 종합대책을 발표하자 총기 소지권 옹호 단체와 보수주의적인 상·하원의원 등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각종 조처를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예고하는 것이다.

수십년 만에 가장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총기 규제 방안으로 평가되는 이번 대책은 공격용 무기 금지, 탄창 10발 이하 제한, 철갑탄 추방, 신원·전과 조회 등 의회 동의가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오바마 대통령은 정신건강 치료를 강화하고 학교 안전을 담보하는 등의 23개 행정명령 항목에 서명했다.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이날 "이번 방책으로는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와 같은 대량 학살을 막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런 총기 폭력을 일으키는 실제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총기 소지권을 규정한 수정헌법 2조와 법을 지키는 시민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감 있는 시민과 그들의 권리를 몰아붙이는 것은 범죄자와 정신이상자가 저지르는 비극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찰스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도 "이번 조치로 총기 규제 찬반 양측간 다툼만 질질 끌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개적이고 신중한 토론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헌법에 규정된 기본권 제한에만 몰두한다"고 말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성명에서 "총은 방아쇠를 당길 손가락이 있어야 한다.

뉴타운의 그 청년(범인인 애덤 랜자)은 분명히 귀신에게 홀려 있었기 때문에 어떤 총기 관련 법령도 그의 테러에서 샌디훅 초등학교 아이들을 구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총기협회(NRA)는 "정직하고 법을 준수하는 총기 소유자만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이고 아이들은 행정명령의 결과로 불가피한 비극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총기 규제 운동을 벌이는 개브리얼 기퍼즈 전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과 남편 마크 켈리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도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내용을 입법화하기 위해 법안 초안을 다듬는 등의 작업에 돌입했다.

패트릭 레히(민주·버몬트)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번 이슈에 대해 2주일 이내에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의원도 다음 주까지 공격 무기 금지 등을 포함한 총기 규제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전쟁을 위해 고안된 무기는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극히 옳다.누가 이에 동의하지 않겠는가.이들 무기의 목적은 단 하나, 가장 짧은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달리 상·하원 양당 지도부는 말을 아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대변인인 마이클 스틸은 "하원 법사위원회가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검토할 것이고 만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하원도 훑어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올해 초 광범위한 사회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법규 제·개정을 고려할 것"이라며 "행정부가 제안한 여러 아이디어는 사려 깊은 것이며 모든 선택 가능한 항목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