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개혁·개방 정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얀마 정부가 조만간 수도 네피도에서 원조국과 국제기구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중앙은행 독립 등의 내용을 담은 2단계 개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얀마에 2011년 민간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개혁안으로 예산 운용과 사회 인프라, 교육 등에 대한 목표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개혁안에는 변화가 미얀마를 경제적, 정치적으로 발전된 국가로 만들 것이라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원조국들은 이를 ‘네피도 합의’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정부는 원조에 대한 투명성을 약속하는 한편 중앙은행을 정부로부터 독립시키고 은행 대출 규제도 완화하는 금융개혁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얀마에서는 신용대출이 불가능하고 주택자금대출도 받기 어려웠다. 이제는 자동차 등 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고 주택자금대출도 쉬워진다.

현재 9% 정도인 휴대폰 보급률을 2015년까지 80%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휴대폰이 시민들의 금융 서비스 이용을 도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얀마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북부 카친 반군과의 화해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관은 “정부가 회의에서 평화의 시작을 선언하고 카친 반군과 협상을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12월 카친족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가했다. 포격으로 민간인 사상자와 난민이 발생해 개혁안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카친은 미얀마에 있는 11개의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정부와 평화협상을 맺지 않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