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알카에다 소속' 확인전화…'말리 사태' 확산 주목
프랑스, 탱크·장갑차량 동원 말리 수도 북쪽으로 진격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16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일본인 근로자 등 8명이 납치됐다.

이번 사태는 말리에서 프랑스가 지난 11일 군사적 개입을 단행한 이래 이슬람 반군 측이 보복을 공언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말리 사태가 이웃 국가들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 알제리 피랍 = 알제리 동남 부, 리비아 국경 인근인 아메나스에 있는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석유개발 현장에서 일본인 근로자 등 8명이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또한 무장단체의 기습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산유 부국인 알제리의 석유개발 시설에서 피랍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알제리의 엔나하르TV는 이날 새벽 한 무장단체가 아메나스의 BP 석유 개발 현장을 공격해 일본인 5명과 프랑스인 1명을 납치했다고 치안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메나스는 말리와 국경에서 약 1천km, 리비아와 국경에서 약 100km 떨어진 곳이다.

AP 통신 등 외신은 일본인 4명과 프랑스인, 미국, 노르웨이, 아일랜드 등 국적의 외국인 8명이 납치됐다고 전했다.

또 경비원 등 2명이 숨지고 외국인 2명을 포함해 7명이 부상했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알제리에서 일본인들이 납치됐다고 확인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알제리에서 엔지니어링 대기업인 닛키(日揮)의 사원 몇 명이 무장집단에 구속됐다는 정보가 있어서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무장집단이 금품 등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이번 공격이 프랑스의 말리 공격에 반발해 이슬람 무장단체가 일으켰다고 밝혔다.

무장단체의 한 요원은 "우리는 알카에다 소속으로 말리 북부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이끄는 부대 소속'이라고 했다.

모크타르 벨모크타르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의 지도급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알제리는 프랑스 공군이 말리 북부 반군 지역을 공습할 때 영공 이용을 허용했다.

이번 납치 사건에 그같은 원인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방 외교관은 "인질의 국적은 일본, 노르웨이, 영국"이라며 알제리군이 인질 구출 작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알제리 남부의 사막지대서는 최근 몇 년간 중앙 정부의 치안 공백을 틈 타 알 카에다가 영향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 말리서 프랑스군 첫 지상작전 = 프랑스군이 이날 탱크와 장갑차량을 동원해 수도 바마코에서 북쪽으로 270㎞ 떨어진 마르칼라에 진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전날인 15일 저녁 이동을 시작한 프랑스 지상군은 정찰기의 도움을 받아 밤새 이동해 16일 새벽 마르칼라로 진입했다.

프랑스 지상군은 이에 앞서 미리 배치돼 마르칼라에서 군사적 가치가 있는 다리를 확보한 프랑스 특수부대팀을 교대해줄 예정이다.

프랑스군은 이와 함께 말리 정부군과 함께 바마코에서 약 300㎞ 거리에 있는 니오노로 북상해 이슬람 반군이 지난 14일 역습해 장악한 디아발리로 향하고 있다.

말리의 한 관리는 15일(현지시간) 디아발리 남쪽의 소도시 니오노에서 프랑스군과 말리 정부군 수백명이 북쪽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은 디아발리에서 이날 교전이 발생했으나 프랑스군이 개입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현재 800명 정도인 말리 주둔 프랑스군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2천500명 정도까지 증원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그동안의 공세로 말리 반군에 큰 타격을 줬다면서도 반군이 "잘 무장됐고 사기도 높다"고 인정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이슬람 반군 규모가 1천300명 수준인 것으로 밝혔다.

프랑스가 말리 중북부 지역을 장악한 이슬람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나라 중부 지역인 디아발리와 코나를 탈환해야 한다.

르 드리앙 장관은 프랑스군의 진격과 함께 반군으로부터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던 중부 요충지 코나에서 여전히 반군이 도시 중심부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 평화유지군이 앞으로 48시간 이내에 말리를 향해 출발할 것으로 한 말리 관리가 전했다.

아프리카는 3천300명의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도쿄 카이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이충원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minchol@yna.co.kr